짧은창작동화 : 시간이 멈춘 하얀마을

어느 날, 평범한 아이 설이는 눈 내리는 숲속에서 반짝이는 수정 눈꽃을 발견해요. 호기심에 가까이 다가가자, 눈꽃이 빛나며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설이는 정신을 차려보니 새하얀 마을에 서 있었어요.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었어요. 눈송이들이 공중에 떠 있고, 사람들도 모두 움직이지 않아요.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요.

그때, 눈이 쌓인 큰 나무 옆에서 작은 눈의 정령 루루가 나타나 말했어요.
"오랜 시간 동안 우리 마을의 시계탑이 멈춰버렸어. 시간이 흐르지 않으면 마을도 영원히 잠들고 말 거야!"

깜짝 놀란 설이는 말했어요, "너는 누구야?"
눈의 정령 루루가 답했어요. "나는 눈의 정령 루루야, 나는 여기서 너를 기다렸어"

"나를? 여기서 기다렸어?" 
"응, 이 멈춘 시간을 누군가 와서 다시 돌려주기를..그런데 딱 너가 와주었지" 

설이는 말하는 루루를 보면 그간 있었던 일에 대해 들었어요, 이 새하얀 마을은 시계가 멈춰 돌아가지 않아 모든 것이 멈춰버렸다는걸요.

그래서 설이는 마을을 구하기 위해 얼음 시계탑을 찾아가요. 그런데 시계의 태엽은 꽁꽁 얼어붙어 있었어요. 설이는 어떻게든 태엽을 돌리려 했지만, 손으로는 꿈쩍도 하지 않았어요.

그때, 루루가 속삭였어요.
"시간은 따뜻한 마음에서 흐르는 거야."

설이는 얼어붙은 태엽을 조심스럽게 손으로 감싸고, 자신의 소중한 추억을 떠올렸어요.
"엄마가 만들어 준 따뜻한 코코아, 아빠와 함께 만든 눈사람, 친구들과 놀던 눈싸움…"

그러자 설이의 손에서 따뜻한 빛이 퍼져 나갔고, 꽁꽁 얼어붙은 시계가 서서히 녹으며 째깍, 째깍!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마을 사람들은 깨어났고, 멈춰 있던 눈송이들이 다시 하늘에서 춤을 추었어요. 눈의 마을이 살아난 순간이었어요!

루루는 활짝 웃으며 말했어요.
"설이야, 네가 시간을 다시 흐르게 했어. 네 따뜻한 마음이 마법을 깨운 거야!"

눈부신 빛이 설이를 감싸더니, 어느새 다시 현실로 돌아왔어요. 손에는 마법 같은 수정 눈꽃이 남아 있었어요. 설이는 눈의 마을을 떠올리며, 시간이 흐르는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답니다.